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책읽는 상하이 57] 섬에 있는 서점

[2019-11-02, 06:25:43] 상하이저널
개브리얼 제빈 | 루페 | 2017.10.
원제: The Storied Life of A. J. Fikry(2014년)

근래 읽은 가장 사랑스러운 이야기.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 같은, 책으로 인생을 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모처럼 소설이란 이래야지 하는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한 소설. 단숨에 읽히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어떤 사람에 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은 ‘가장 좋아하는 책은 무엇입니까?’ 한 가지만 물어보면 알 수 있다고 생각하는 서점주인 A.J.

명문대 출신 영문학도 부부가 박사학위 대신 아내의 고향 섬에 유일한 서점을 차리기로 결정한다. 이렇게 앨리스섬 아일랜드 서점은 ‘인간은 섬이 아니다. 한 권의 책은 하나의 세상이다’를 모토로 탄생한다. 그러나 사고로 아내를 잃고 엉망이 되어 가던 A. J.의 서점에 생후 이십오 개월 된 마야가 버려진다. 마야를 입양하는 과정에서 섬사람들은 친구가 된다. 서점 주인이 램비에이스로 바뀌면서 모토는 이렇게 바뀐다. ‘서점이 없는 동네는 동네라고 할 수도 없잖아!’  

각 챕터는 생소한 영미 문학 단편 13편을 소개하는 단문으로 시작된다. A. J.는 자기 인생을 단편집 형식으로 소개하며 이렇게 말한다. ‘내 인생은 이 책들 안에 있어, 이 책들을 읽으면 내 마음을 알 거야.’ (원제가 말 그대로 The Storied Life of A. J. Fikry. 영문학도 출신 저자처럼 여기 소개된 단편을 다 읽은 사람이 이 소설을 읽는다면 어떤 느낌일지!) 

‘우리는 장편소설이 아니고 한 편의 단편소설인 것도 아니야. 결국, 우리는 단편집이야. 수록된 작품 하나하나가 다 완벽한 단편집은 존재하지 않아. 성공작이 있으면 실패작도 있어. 운이 좋으면 뛰어난 작품도 하나쯤 있겠지. 결국 사람들은 그 뛰어난 것들만 겨우 기억할 뿐이고, 그 기억도 그리 오래가지 않아’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기 위해 책을 읽는다. 책을 읽으면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책 좋아하는 사람만 공감할 글귀일까? 밀란 쿤데라의 ‘사비나’처럼 제한적이고 지나치게 직접적인 언어보다 초월적인 자기표현수단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굳이 말에 갇히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재주 부족한 나는 언어표현수단이 그나마 가깝게 느껴져서 이 소설 속 책과 관련한 글들이 반가웠다. 스포일러 없는 서평이 되고자 줄거리는 최대한 감췄다. 직접 읽어가면서 사건 전말을 알아가는 즐거움을 위하여!

신경은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 [책읽는 상하이 56] 남한산성 2019.10.26
    김훈 | 학고재 | 2007.04<남한산성>은 김훈의 산문에서 볼 수 있는, 한 치 어김없이 조준점을 쿡 찌르는 명료함, 마디마디 꼭꼭 채워 넣은 언어..
  • 2021년 ‘FIFA 클럽월드컵’ 중국서 개최된다 hot 2019.10.25
    오는 2021년 열리는 피파(FIFA, 국제축구연맹) 클럽 월드컵의 새로운 개최지로 중국이 선정됐다.24일 중국신문망(中国新闻网)은 상하이에서 열린 피파 이사회...
  • [책읽는 상하이 55] 시스터 아웃사이더 2019.10.21
    오드리 로드 | 후마니타스 | 2018년 8월우리는 모두 어떤 면에서 다 아웃사이더이다. 일류대를 못 가서, 지역이 달라서, 여자여서, 돈이 없어서, 나이가 많아..
  • 마음까지 풍성하게 하는 10월 가을밤 음악회 hot 2019.10.19
    마음을 풍성하게 하는 10월 가을밤 음악회 핀카스 주커만&호주 애들레이스 교향악단 음악회 세계 10대 바이올리니스트로 손꼽히는 핀카스 주커만은 지휘가, 교육가,...
  • 제1회 ‘일대일로’ 예술 상하이 국제박람회 23일.. hot 2019.10.18
    올해 첫 선을 보이는 ‘일대일로(一带一路)’ 예술 상하이 국제박람회가 오는 23일부터 5일간 상하이 엑스포 전시관에서 개최된다.이번 박람회는 총 3000만 평방미..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상하이 투표 첫날 “투표가 마려웠다”..
  2. 상하이 봄 ‘뷰' 맛집 10곳
  3. 상하이 유권자 6630명 27일부터..
  4. 핀둬둬, 작년 순익 11조, 매출·이..
  5. 中 청명절 여행 열기 ‘활활’… 해외..
  6. ‘22대 총선’ 상하이가 주목하는 후..
  7. 上海 기차+지하철 ‘이중’ 보안 검색..
  8. 난징시루 이세탄 백화점 폐점 결정,..
  9. 출생 인구 감소…中 2년간 유치원 2..
  10. 텐센트, 작년 매출 전년比 10% 증..

경제

  1. 핀둬둬, 작년 순익 11조, 매출·이..
  2. 텐센트, 작년 매출 전년比 10% 증..
  3. 에어비앤비, 中 청명절 연휴 해외여행..
  4. 테슬라, 중국서 내달부터 가격 인상…..
  5. 팀 쿡 “아이 러브 차이나!” 중국시..
  6. [차이나랩] 디디, 연간 실적 처음으..
  7. 농푸산천 중샨샨 회장, 4년 연속 중..
  8. 中 바이두, 아이폰16, MAC에 A..
  9. 하이디라오, 지난해 매출 전년比 34..
  10. 알리바바, 물류회사 '차이나오' 상장..

사회

  1. 상하이 투표 첫날 “투표가 마려웠다”..
  2. 中 청명절 여행 열기 ‘활활’… 해외..
  3. 上海 기차+지하철 ‘이중’ 보안 검색..
  4. 난징시루 이세탄 백화점 폐점 결정,..
  5. 출생 인구 감소…中 2년간 유치원 2..
  6. 上海 길가에서 ‘검은 구슬’ 보이면..
  7. 상하이총영사관 3월 30일(토) 민원..
  8. 中 ‘장원영 빙글 춤’ 따라하기 열풍..
  9. 손준호, 구금 10개월 만에 석방…..
  10. 홍콩 ‘팔달통’, 中 본토 300개..

문화

  1. [인터뷰]<나는 작은 회사 사장입니다..
  2. [책읽는 상하이 233] 연결된 고통
  3.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시작’과 ‘역사’..
  4. [책읽는 상하이 235] 우리에게는..
  5. [책읽는 상하이 234] 물고기는 존..

오피니언

  1. [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별이 된 헝..
  2. [허스토리 in 상하이] 그곳
  3. [허스토리 in 상하이] 인생은 여행..
  4. [상하이의 사랑법 11] 사랑, 목숨..
  5. [허스토리 in 상하이] 아리랑이 울..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