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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찬호 작가 "쪼잔한 남자? 조신한 여자? 이제 벗어나야죠!"

[2018-05-19, 05:44:02] 상하이저널

[인터뷰]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의 저자 오찬호 작가

 

 

 

한국 경찰청 인권아카데미가 상하이에 온다. 오는 26일 상하이 교민들을 대상으로 생활 속 성평등과 여성폭력에 대해 얘기한다. 상하이에서 처음 다루는 강연 주제 ‘성평등’, 교민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페미니즘’. 이번 강연에서 페미니스트 오찬호 작가는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를 주제로 강연한다. 그는 우리가 평소에 얼마나 ‘남자답게’, ‘여자답게’라는 말에 길들여졌는지를 상하이 교민들과 함께 짚어보려고 한다.

 

언론을 통해 접하고는 있지만 중국에 사는 교민들에게 페미니즘은 다소 생소할 수 있습니다. 페미니즘, 페미니스트란 무엇인가요?


먼저 ‘중국 교민’들에게 왜 생소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은 전세계적인 물결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중국에서는 ‘외부물결’이 침투(?)하는 시간이 좀 늦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전통적으로 ‘동양의 보수적 사고’가 강해서일 수도 있을 것이고 중국문화 자체가 한국보다는 ‘미국이나 유럽의 변화’에 그렇게 예민하지 않는 특성도 있을 것입니다.


페미니즘은 인류역사에서 오랫동안 차별 받아 온 ‘여성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한 권리를 주장하는 학문 혹은 이에 기반한 사회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페미니스트는 이런 이론을 바탕으로 일상 생활에서 ‘성불평등’을 깨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을 지칭합니다.

 

페미니스트가 된 이유, 계기 궁금합니다.


페미니즘은 차별 받는 여성의 현실에 주목합니다. 이렇게 설명 드리면 “요즘 세상에 어떤 여자가 차별 받는다고 그래?”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미국에서 백인이 ‘흑인의 인종차별’ 문제를 이렇게 말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오랜 역사에서 이루어진 차별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즉 가해자 (백인들, 남성들)는 자신이 어떤 차별을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저 역시 ‘가부장적 사회’에서 길들여진 시야를 가지고 있었겠죠?


그게 바로 제 아내가 ‘출산’을 하는데 마치 ‘의지가 나약한 사람이 재왕절개 수술을 하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내는 일부러 자연분만을 고집했고 결국 의사가 ‘이러다가 큰일난다’면서 저를 설득해서 수술한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나중에 아내에게 ‘왜 그렇게 미련하게 그랬어?’라고 물으니 아내가 웃더라구요. 내가 평소에 ‘재왕절개’ 수술에 대해서 늘 그렇게 말을 했었더라구요. 그 분위기 때문에 아내가 괜한 눈치를 봤던 것이지요.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해야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남자의, 아빠의 젠더 감수성 왜 중요한가요?


사람은 사회화 과정을 통해 성장합니다. 그 사회화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바로 ‘가정’, ‘학교’, ‘대중매체’, ‘또래집단’ 입니다. 그러면 집안에서 아빠의 젠더감수성이 왜 중요한지를 뭐 두말하면 잔소리이지요.


이렇게 생각해봅시다. 이번에 ‘검사’분이 미투운동을 펼쳤는데요. 그 분이 올린 글을 보면 자신이 ‘부모님으로부터’ 그저 착한 여성으로 착실하게 길들여졌는데, 그 결과가 그런 폭력 앞에서 “혹시 내가 평소에 행동을 잘못해서인가?”라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거였다는 말이 나옵니다. 즉 ‘여자는 조신해야 한다’는 식의 가르침이 사건 앞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결과를 야기했다는 것이지요. 그런 여자를 상대하는 남자들은 또 상대적으로 성폭력에 둔감해지겠지요.


우리가 집에서 남자아이를 기르면서 ‘쪼잔한 남자’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어떤 교육을 하고 있을까요? 여자아이를 기르면서 ‘조신한 여자’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어떤 교육을 하고 있을까요? 이제 이런 식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겠지요?

 

우리나라는 성평등지수는 145개국 중 115위라는 발표가 있습니다.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성평등이 요구되고 있는데 특히 어느 분야의 성평등이 시급하다고 느끼시는지요.


남성에 비해 여성의 소득이 워낙 낮습니다. 남성이 100만원을 벌면 여성이 62만원 정도 벌지요. 자, 이런 통계자료가 나가면 남성들이 여성들은 ‘힘든 일’, ‘전문적인 일’을 하지 않으니 그런 것이다라고 반론을 펼칩니다. 또 여성이 ‘장기근속’을 하지 않으니 그런 거 아니냐고도 합니다. 맞습니다. 바로 그래서 임금격차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여성은 자연스럽게 전문적인 일자리에서 배제 당합니다. “어떻게 여성이 힘든 일을 해?”라는 고정관념이 일터에서 작동해서 ‘함께’ 남녀가 신문사에 입사해도 남자는 정치부, 사회부에서 시작하는데 여자는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덜한 부서에서 시작하지요. 그리고 출산과 육아에 대한 배려도 부족하니 장기근속이 쉽지 않습니다. 그 결과가 ‘임금격차’입니다. 즉 임금격차를 단순히 좁히려는 것이 아니라 왜 임금격차가 발생했는가를 보고 그 원인에 대해서 짚어가야지만 불평등이 줄어들어 갈 것입니다.

 

성평등문화, 미투운동, 페미니즘 등을 얘기하는 사람들에 대한 오해가 있습니다. 상하이 교민사회는 한국사회보다 더 한 편견을 갖는 분들도 많습니다.


페미니즘은 ‘차별당한 사람’의 언어입니다. 그렇기에 그것이 외부에 드러날 때는 거칠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주장에 문제점이 있다고 해서 인류가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 자체를 부정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페미니즘은 남자의 권리를 뺏는 것과 무관합니다. 페미니즘이 ‘남성중심’ 사회가 여성에게 어떤 불평등을 야기했는지에 항의합니다. 그런데 바로 그 지점이 곧 남성들에게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남성들 역시 ‘남자답게 행동해야지!’ 이런 분위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하거든요. 즉 페미니즘은 남성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강연은 어떤 내용이고, 어떤 분들이 들으면 좋을까요?


우리가 평소에 얼마나 ‘남자답게’, ‘여자답게’라는 말에 길들여졌는지를 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왜 ‘사람답지’ 못한 결과를 야기할 수도 있는지를 보면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사람답게’이지 성별에 따른 차이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고자 합니다. 평소 그러한 ‘남자답게, ‘여자답게’라는 말이 싫으셨던 분, 혹은 그 말을 너무 자연스럽게 하셨던 분들 모두가 들으면 좋겠네요.

 

사회학자 오찬호 작가는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나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 <대학의 배신> 등 25종 책을 펴냈다. 최근 KBS <서가식당>, 채널A <거인의 어깨>, jtbc <말하는대로>, <차이나는 클라스> 등에 출연해 ‘불평불만 투덜이 사회학자’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그는 사실이라 싫지 않다고 말한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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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권 지참, 강연 당일 영사관 내 탁아서비스를 실시하오니 초등 저학년 자녀와 함께 오시는 분들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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