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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에게 진로를 묻다] ① 고려대 건축학과

[2020-11-12, 16:41:27] 상하이저널
선배에게 진로를 묻다 ① 

"5년제 건축학과, 물리•역학 이해, 디자인 감각 필요"

박지수(고려대 건축학과 2)
-12년 특례(1~12 SMIC 재학)

오랜 해외생활 이후 한국에서 학업 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나?

어렸을 때부터 한국어가 아닌 중국어나 영어로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해오다 보니, 한국어 실력이 학업에서 쓰기에 모자란 부분이 있었다. 고려대학교에는 교환대학생이나 외국인 학생이 많기 때문에 영어로 수업하는 영어강의들이 많다. 그래서 몇몇 수업은 영어 강의로 학점을 채우고 나머지는 한국어로 수업하는 한국어 강의를 들었다. 한국어 강의 경우에는 한국에서 공부하고 입학한 친구들보다는 조별 활동이나 과제를 할 때 힘든 부분이 있었다.

고려대학교에는 재외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리포트를 작성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글쓰기 수업이나, 비교적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따로 개설된 수업들도 있다. 열심히 하면 다 따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건축과 진학을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고려대학교는 다른 미술 전공학과가 많은 대학들과는 달리, 건축학과가 공대에 포함이 돼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는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건축학과가 5년제이고 굉장히 많은 분야를 다루기 때문에 기본 이상의 수학, 그리고 기본적인 물리나 역학의 이해도 필요하다. 또한 건축 설계 수업에서 스케치와 도면을 그릴 때 디자인적인 감각이 필요하므로 미술 분야 센스나 능력도 필요하다.

건축과는 어떤 성향의 학생들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하나?

앞서 말했듯이 수학이나 물리, 그리고 미술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건축 전공을 하게 되면 향후에 어떤 진로를 선택할 수 있나?

다양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다. 건축 전공을 하면 일러스트레이터, 포토샵, 오토캐드나 라이노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본적인 툴로 사용한다.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직업을 고르는 분들이 많다. 심지어 AR이나 VR 산업 분야를 선택한 선배도 있다. 게임에서의 건축적이나 일반적인 게임 배경을 디자인한다.

그리고 건축설계를 해서 설계나 대형 건축사무소에 취업하는 선배, 부동산 분야, 건축 구조나 구도 쪽 건설 업계로 진출한 선배 등이 있는 만큼 다양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다.

건축학과에선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공부하나?

1, 2학년 포함해서 전공 수업이 4개가 있다. 1학년 때 1, 2 학기에 걸쳐 ‘기초 설계 1’ 과 ‘기초 설계 2’를 듣고, 기본적인 ‘건축학개론’도 듣는다. 기본적인 프로그램을 배우는 ‘컴퓨터 언어 및 실습’이라는 수업도 수강하는데, 앞서 말한 오토캐드나 일러스트레이터, 그리고 라이노 같은 프로그램을 다룬다.

2학년으로 올라가면 난이도가 확 높아진다. 전공필수 수업들로는 기본적인 역사를 배우는 ‘서양 건축사’, 구조를 배우는 ‘구조의 이해’ 그리고 ‘도시 공학’ 등의 수업들이 있다. 이 밖에 전공 선택 수업으로 ‘건축과 도시의 이해’라는 수업을 들었다. 또한, ‘컴퓨터 언어 및 실습’에서 배운 내용을 기반으로 한 난이도가 높은 ‘디자인 스튜디오’라는 수업도 있다.

대학에서 공부했던 것 중에 특별히 인상 깊었던 것은?

‘서양 건축사’ 수업과 ‘기초 설계’ 수업이 특히나 인상 깊었다. ‘서양 건축사’ 수업은 외울 내용이 상당하다. 예를 들면 고딕 건축을 공부할 때는 메인의 5개의 성당 이외의 15개의 성당에 관한 특징을 몽땅 외워야 한다. 고딕뿐만 아니라 서양 건축을 전반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이집트같은 고대 건축부터 시작해 포스트 모던, 그리고 해체주의, 최근 건축까지 포함돼 있다. 이 수업으로 인해 건축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서 좋았다. 서양 건축사를 기본으로 근대 건축사, 동양 건축사, 한국 건축사까지 방대하게 외워야 해서 다른 의미로도 인상깊었다.

‘기초 설계’는 건축보다는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훈련을 중점으로 둔 수업이다. 굉장히 기상천외한 과제들이 많았다. 예를 들어 기초 설계 1에서는 교수님이 A4용지 하나를 주신 후 종이를 덧붙이지도, 자르지도 말고 접어서 건축적인 형태로 표현하라는 과제가 있었다. 또, 실내공간이라는 주제를 가진 사진을 흑백으로 보정해 패턴화를 해야 하는 난해한 과제도 있었다. 사진 찍는걸 좋아해서 재미있게 했던 과제 중 하나다.

기초 설계 2에서는 큰 프로젝트 4개가 있다. 첫번째로 재질은 무관하되, 실제로 물이나 주스를 마실 수 있는 컵을 만들어 오는 프로젝트가 있었다. 발표 당시 물을 따라 마셔야 했다. 이 다음엔 실제 입을 수 있는 옷도 만들어야 했었다. 발표를 할 때 직접 착용을 하고 해야 했는데, 과자 포장지로 만들었다던가 거울 조각과 형광등을 부착해 만들었다던가 하는 창의적인 결과물 들이 있어 인상 깊었다.

대학 내 전공 관련한 동아리는 어떤 것들이 있나?

전공 관련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리얼 엔진’이라는 AR과 VR관련 게임 속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다루는 동아리이다. 예를 들면, 게임할 때 사람이 중간에 있으면 주위에 있는 환경을 디자인한다. 여러가지 프로그램으로 산이나 건물 등을 제작해 배치를 한다. 이 프로그램과 VR을 이용하면 실제로 그 공간 안을 체험 할 수 있다. 동아리를 위해 코딩도 배우고 있다. 

리얼 엔진 프로그램 회사와 동아리 지도 교수님이 직접적으로 계약이 돼있어,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 최근에 한 건축학과 전시회에서는 졸업하는 선배님 작품의 내부 가구나 인테리어를 테마에 맞춰 배치하는 작업을 했다. 또한 건축 전시회 판넬도 프로그램을 이용해 배치해, 실제로 사람들이 안에 들어가 구경할 수 있게 했다. 

이 동아리 이외에도 공모전이나 형상공모전을 준비하는 동아리, 허름한 곳이나 수리가 필요한 곳에 가서 주거 환경 개선 봉사를 하는 동아리 등 건축 관련된 동아리들이 더 있다.

입학 전 생각했던 건축학과와 실제 진학 후 차이 점이 있다면?

건축학과를 오기 전엔 매일 밤을 새고 굉장히 힘들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해보니 미리미리 제대로 계획을 짠다면 충분히 밤을 새지 않고도 잘 할 수 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건축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기 위한 실험적인 과제들도 많다. 

교수님들도 딱딱하고 무서우실 거라는 상상과 달리 굉장히 유쾌하고 마인드가 젊은 분들이 많다.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기도 하다.

건축과 지망생들은 어떤 것을 준비하면 좋은지, 또는 건축학과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기초적인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으론 실제 설계 프로젝트를 준비할 때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오토캐드 같은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다루는 능력이 굉장히 플러스 요인이 된다.

그리고 건축학과에 대한 관심이 높은 학생들이 오면 생각보다도 훨씬 재미있는 학교 생활을 보낼 수 있을 거다. 하지만 관심이 충분하지 않으면 정말 힘들 수 있다. 학교가 5년제인 것도 생각보다 차이가 크다.

학생기자 손제희(콩코디아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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