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입이 모두 즐거운 녹파랑(绿波廊)

[2017-06-25, 06:14:50]

  

명나라 관리 반윤단이 그의 아버지를 위하여 1559년에 짓기 시작하여 1577년에 완공한 예원은 명청시대의 상하이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운 정원이다. 상하이의 명소 중 하나로 꼽히는 예원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점 중 하나는 바로 뤼보랑(绿波廊, 녹파랑) 이다.


크고 작은 건물들이 오밀조밀하게 모여있는 예원을 대표하는 찻집인 호심정과 예원 사이의 다리인 구곡교 앞에 위치한 녹파랑은 명청시대 상하이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건물을 사용하여 고풍스러움을 강조하면서도 현대인들의 미각을 사로잡는 음식들로 명성이 높다. 남방식 정원의 건축양식을 사용하여 북방에 비해 비교적 좁지만 높게 지어진 녹파랑의 건물은 예원 특유의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녹파랑은 명, 청 시대 때 사원으로 사용됐던 유서 깊은 건물에서 중국 특유의 분위기와 운치, 전통을 음식과 성공적으로 융화시켜 그들만의 색깔을 만들어 냈다.

 

 

녹파랑(绿波廊)
1975년 문을 열었다. 한 세기 전에 개업한 상하이 노반점(老饭店)과 같은 식당들보다 역사는 짧지만 중국 정부에서 지정한 국가 특급 음식점이자 중국 10대 음식점에에도 선정되어 각국 정상들이 상하이를 방문하면 꼭 들리는 음식점 중 하나이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그의 부인 힐러리 클린턴도 이곳을 들렸는데, 그 모습이 담긴 사진은 음식점 2층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 그리고 캄보디아의 국왕 등 수많은 국빈과 유명인사들이 녹파랑을 찾았다. 본래 찻집으로 시작했으나 국빈들이 이곳을 방문했을 때 14종의 딤섬을 베푼 것이 계기가 되어 이후 고급중식당이자 딤섬 전문점으로 탈바꿈했다. 30년 동안 다듬어진 노하우로 완성된 녹파랑의 음식들은 국적을 불문하고 입맛을 사로잡는다.


 

오리 찰밥 조림(拆骨八宝鸭, )
오리 속에 찰밥을 넣은 뒤 기름에 볶고 조려서 만든 이 요리는 녹파랑의 메인 메뉴 중 하나이다. 바바오(八宝)는 중국요리에서 많은 종류의 재료로 만든 것을 가리키는 말로, 이 요리에 쓰인 바바오판은 8가지 견과류와 과일, 즉 밤, 대추, 은행, 잣, 호두, 파인애플 등을 넣어 만든 것으로 우리나라의 약밥이나 잡곡밥과 같은 음식이다. 이 음식은 한국의 삼계탕과도 사뭇 비슷한 향을 지니고 있으며, 짜지 않고 담백한 건강식이다. 찰밥은 쫀득하고 고소하며, 부드러운 고기와 요리에 곁들여진 탱글탱글한 새우 덕에 요리의 전체적인 식감은 만족스러웠다. 여럿이서 나눠 먹기 충분한 양이므로 가족 단위로 먹기에 좋을 듯 하다.

 

 

 

새우게살 샤오롱바오(河虾仁蟹粉小笼)
이 요리는 누구나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새우 딤섬으로, 쫄깃한 외피와 탱글한 속이 조화를 이룬다. 딤섬을 베어 물면 퍼져 나오는 진한 새우 향과 고소한 돼지고기가 인상 깊은 음식이다. 이 음식은 담백하고 고소하여 간장에 겉들여서 맛을 더하는 것도 좋다. 다만 속이 뜨거우니 먹을 시에 조심하는 것을 추천한다.

 

  

게살두부(蟹粉豆腐)
이 요리는 중국 강남(江南) 지역의 대표 음식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두부와 게살이 주 재료이다. 일단 사진으로만 봤을 때는 거부감이 들지 모르나 이 식당에서 가장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요리 중 하나이다. 전체적으로 두부가 들어간 게살죽 느낌이다. 부드러운 두부를 느끼다 보면 탱탱한 게살이 씹혀 식감을 살려준다. 조금 질릴 때쯤 중간중간 생강의 매콤하고 알싸함이 입 안을 개운하게 해 숟가락을 멈추지 못하게 한다. 자극적인 맛을 싫어하는 분들이나 아직 씹는 게 힘든 어린 아이들에게 먹기 안성맞춤이다. 모든 요리와 조화롭게 어울리나 밥에 비벼먹는걸 추천한다.

 

 

눈썹 패스트리(三丝眉毛酥)
상하이 딤섬 중 하나인 이 요리를 떠올리면 녹파랑이 바로 생각날 정도로 식당의 대표 메뉴이다. 딤섬의 모양이 눈썹 같다고 해서 이 이름이 붙여졌다. 바삭바삭한 겉 안에 파, 양파 등으로 이루어진 소가 들어있다. 피가 두꺼운 튀김 만두 느낌이라서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조금 느끼해서 기름진 것을 싫어하시는 분들에게는 매우 비추이다. 튀김이 두껍고 밀가루 맛이 너무 많이 나 입안이 금방 텁텁해질 수 있으니 사이다도 같이 주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식당에서 가장 유명한 요리이니 한 번쯤은 먹어 볼만 하다.

 

 

소고기 큐브(香邑烧汁牛仔粒)
중국 향신료 향이 강하게 나는 이 소고기는, 막상 맛을 보면 우려와는 달리 한국사람들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고 어디에서나 먹을 볼 수 있을 법한 맛이다. 달면서도 적당히 짭짤한 소스는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소고기와 잘 어울려져 남녀노소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처음 한 두 입은 괜찮지만, 많이 먹으면 너무 짜고 느끼할 수 있으니, 꼭 밥이나 옆에 곁들여진 양파와 같은 야채와 같이 먹는다면 고소함 또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계화떡(桂花拉糕)
쫀득쫀득하면서도 입에 넣으면 순식간에 없어져버리는 이 계화떡은 녹파랑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 중 하나이다. 음식의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계화떡은 계화꽃이 들어간 꿀을 뿌린 떡이다. 한 입 베어 물면 향긋한 꽃 향기가 코 끝을 감싸고 달콤하면서도 꽃잎의 쌉쌀한 맛이 혀를 즐겁게 해준다. 앞에 소개되었던 음식의 자극적인 맛과 강한 향들을 한꺼번에 잡아줄 수 있어 마지막 대미를 장식할 디저트로 먹기에 적합하다.

 

•豫园内豫园路115号(近九曲桥)
•오전 11시~오후 2시, 오후 5시~8시 30분
•021)6328-0602

 

학생기자 강지우(콩코디아11), 조은빈(상해한국학교11), 박주은(상해한국학교10), 이소윤(YCIS Y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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